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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Life is Color》

한국 전시 위한 유화 신작 공개

2022.05.27

세종문화회관
(세종시 종로구 세종대로 175)

▲올림피아 자그놀리 기자간담회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뉴요커 매거진 표지 제작, 디올‧프라다‧펜디 하이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등으로 독창적인 자신의 색을 갖고 있는 아티스트 올림피아 자그놀리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 협업하기도 해, 그의 작품은 국내 대중에도 익숙하다.

세종미술관에서 5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열리는 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Life is Color》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는 올림피아의 개인전이면서, 아시아에서도 첫 전시다.

지난 26일에는 올림피아 자그놀리가 직접 참석한 언론공개회가 있었다. 전시 개요 설명 이후, 언론과 간담회를 가진 올림피아는 직접 전시 설명을 진행했다. 11개로 구성된 공간을 소개하며, 작품에 대해 올림피아는 취재진에게 열정적으로 전시를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들과 주최사 측에서 초대한 VIP가 동시에 전시장을 투어하면서 장내가 굉장히 혼잡스러운 상태로 운영됐다. 때문에, 올림피아가 전하고자 하는 전시와 작품 의도도 투어 후반에서는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전시는 (재)세종문화회관과 TV조선, ㈜디커뮤니케이션, E&I아트미디어가 공동 주최하고, ㈜디커뮤니케이션, 아트크러쉬에서 주관하는 전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올림피아 자그놀리의 개인전인 만큼 전시에선 꽤 큰 규모로 그의 작품 150여 점을 공개한다. 일러스트뿐 만 아니라 키네틱 아트, 비디오 아트들도 함께 선보인다.

▲Architectural Illustrations, 2016-2022, (좌측부터) 이탈리아 북쪽 작은 도시인 레지오 에밀리아, 서울 강남 교보타워(Night in Seoul) ⓒ서울문화투데이

“서울, 차분한 색을 가진 도시 느낌”

《Life is Color》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선보이는 올림피아 자그놀리에게, 색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는 언어다. 전시를 위해 올림피아는 이번에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 간담회에서는 한국이 가진 색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올림피아는 “밀라노는 지금 굉장히 더운 여름 날씨다. 지난 25일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날씨도 조금 흐리고, 전체적으로 한국이 차분한 색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라며 “베이지 색상과 파스텔 톤의 색이 많이 느껴졌고,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건물에서 차분하고 엘레강스함이 느껴졌다. 이번 일정은 전시 홍보에 많은 시간을 쏟게 될 것 같은데, 나중에 또 기회가 생긴다면 서울 이외에 다른 도시들도 경험하고 느껴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방문하는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올림피아는 작품으로 남기곤 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볼 수 있는 건물 일러스트 작업으로, 올림피아는 2016년부터 뉴욕, 밀라노, 이탈리아 북쪽 작은 도시인 레지오 에밀리아의 건물을 소재로 시리즈 작업을 해왔다. 올해에는 서울 전시를 기념해 작업을 진행했다. 일러스트가 소재가 된 곳은 ‘강남 교보타워’다.

올림피아는 ‘강남 교보 타워’를 사진으로만 보고 선택해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무언가 자신에게 흥미를 일게 하는 지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작업을 모두 끝마치고, ‘강남 교보타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무엇이 자신의 흥미를 돋게 했는지 알게 됐다는 이야기를 즐겁게 설명했다.

올림피아는 “‘강남 교보타워’를 보는 순간에 유럽의 건축물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실제로 스위스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웠다”라며 “또한, 나는 서점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국인들에게 ‘교보’라는 브랜드가 ‘서점’이라는 브랜드로 인식된다해 내 흥미와 연관성이 생겨 즐거운 감정이 들었다”라며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전했다

▲Illustration on young people and technology for Italian newspaper La Repubblica, 2016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평면작업을 설치작으로, 유화까지 선보여

올림피아가 일궈온 커리어와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담으려 시도한 전시는 11개의 공간(You, Me, Us/In the city/Cuore di Panna(휘핑크림의 심장)/The kiss/Eat, Play, Color /Panorama/Jungle Room/Between the Lines/The Body Electric/Changing Room/ Ciao)으로 구성돼 다채로움을 가지고 있다. 올림피아 역시,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한 공간과 신작들을 선보이며 전시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첫 번째 공간 ‘You, Me, Us’에선 잡지 표지 작이었던 일러스트를 설치작으로 표현한 작품이 있다. 이 설치작은 여러 겹의 레이어로 구성돼, 일러스트 주인공의 내면으로 파고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올림피아는 “첫 번째 공간 ‘You, Me, Us’에서는 내가 만나고 느낀 사람들에 대해 기록한 공간이면서, 관람객들이 이 공간 안에서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이해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길 바라서 이런 설치 작업을 시도해봤다”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공간 ‘You, Me, Us’ 전시작, 내면으로 파고들어가는 느낌을 자아낸다 ⓒ서울문화투데이

두 번째 공간 ‘In the city’에서는 도시마다 느낀 감성을 표현한 작품이 소개된다. 이 공간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2020년 봄 이탈리아 코로나 봉쇄 기간 중 뉴욕타임즈가 의뢰한 여덟 점의 삽화 시리즈 <178 Houre in isolation in Milan>이 있다. 이 작품은 코로나 시기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던 수일간의 일기를 담고 있는 작업이다.

간담회에선 코로나 시기 작가로서 어떤 시기를 보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올림피아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의 빛을 보지 못하고 많이 침체되고 우울한 시기를 겪기도 했다며 당시의 경험을 얘기했다. 하지만, 실내에 있으면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새로운 색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들을 겪었고, 작품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얻는 때였다고 말했다.

올림피아는 “코로나시기 실내의 경험을 작품 속으로 풀어내면서 상대적으로 검정색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됐는데, 검정색에 대한 다른 시각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또한, 검정색과 다른 밝은 색을 함께 사용하면서, 다른 색이 더욱 밝게 느껴지고 보인다는 것이 내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라며 작가로서 코로나시기에 대한 경험을 설명했다.

▲네 번째 공간 ‘The Kiss’ 공간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올림피아 자그놀리 ⓒ서울문화투데이

네 번째 공간 ‘The Kiss’는 이번 전시를 위해 올림피아가 특별히 제작한 유화 작품이 설치된 공간이다. 올림피아에게 ‘유화’는 자신만이 소장하는 작품이었고, 작업을 시작하는 데에서 많은 도전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가의 좀 더 세밀하고, 낯선 도전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올림피아는 ‘키스’를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가장 좋은 에너지가 폭발하는 순간으로 본다. 때문에 작품 안에 그 에너지를 담고자 자주 사용해오고 있다. 네 번째 공간은 올림피아가 전하고 싶은 가장 긍정의 기운이 응집된 곳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곳은 디올(Dior)과 콜라보레이션한 작품들을 모아놓은 열 번째 공간 ‘The Changing Room’이 있다.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프랑스 패션 하우스가 의뢰한 그림들로 여성의 곡선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브랜드의 특성이, 올림피아의 작업과 어우러져 독특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올림피아는 간담회에 독특한 스타일의 구두와 여동생이 제작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켓을 입고 참석했다. 그는 패션에서 작품세계의 영감을 받을 때가 많고, 그래서 의류브랜드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오면 기쁜 마음으로 제안에 임한다고 말했다. 패션브랜드와의 콜라보는 언제나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고, 자신의 작품이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녹아들아 항상 가까이서 지니고 다닐 수 있는 것 또한, 큰 기쁨이라고 밝혔다.

▲Dior과 콜라보레이션 작품이 전시된 열 번째 공간 ‘The Changing Room’ 전경 ⓒ서울문화투데이
여성, 자연, 일상 아우르는 자유로운 시선

올림피아의 작품들은 화려하고 선명한 색감이 주는 자유로움을 품고 있다. 또한, 모호하지 않고 선명하게 드러나는 그의 일러스트들은 작가가 어떤 의미를 전하고자 하는 지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올림피아는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강렬한 색을 사용하진 않았다. 블랙이나 화이트같은 단조로운 색상을 사용했는데, 내가 사용하는 화려한 색들이 대중에게 인정을 받으면서 점점 자신감있게 색조를 표현했던 것 같다”라며 “앞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세계와 가치관들, 그리고 여성작가로서의 나의 위치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색을 선택하고 표현해 나가고 싶다”라고 작품과 색에 대한 가치관을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선 올림피아가 지향하고 있는 세계, 예를 들어 특정 문화나 경계 안으로 포함되지 않는 자유로움과 반대로 주류로 포함되지 못한 소수자에 대한 시선을 느껴볼 수 있다. 첫 번째 공간 ‘You, Me, Us’에선 뉴요커 매거진 표지를 위해 제작된 가 전시돼 있다. 이 작품은 미국 최초 게이 프라이드 행진과 스톤월 시위의 50주년을 맞이해 헌정된 작품으로 LGBTQI+, 즉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Heartfelt, 2019 ⓒ서울문화투데이

올림피아의 작품에서 인물은 주요한 소재로 다뤄진다. 인물 간의 관계, 정체, 개인들의 모습은 그에게 다채로운 영감이 된다. 이런 작가의 시선은 여성에게 꽤 오래 머무르고 있는 듯도 하다. 올림피아의 작품에선 굉장히 역동적이고 자신감 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아홉 번째 공간 ‘The Body Electric’에 전시된 라는 작품은 1942년 타임사 라이프 지에 실렸던 알프레드 아이젠스타트가 여성들에게 ‘숙녀답게 우아하게’ 스파게티를 먹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제작한 사진 작품에서 시작됐다. 1942년 알프레드 아이젠스타트는 당시, 스푼에 파스타 가닥을 결연하게 감아올리는 것부터 마지막에 우아한 방식으로 그것을 먹는 모델의 얼굴만을 보이는 사진으로 작품을 꾸려, 여성의 법도가 무엇인지를 규정화하려했다.

올림피아는 그 작품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해, 자유롭게 해방된 모습으로 각자 만의 방식으로 파스타를 즐기는 여성을 표현했다. 전시장에서는 “올림피아는 새로운 통로와 언어를 창조해 이들 여성들이 더 이상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규제되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찬미한다”라고 해당 작품을 설명한다.

▲How to Eat Spaghetti Like a Lady, 2017 ⓒ서울문화투데이

작가는 여성이 가진 곡선을 아름답고 역동적이게 표현하면서, 여성이 가지고 있는 힘과 에너지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또한, 규정되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표현하는 개인이 가진 긍정의 기운도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인듯했다. 하지만, 전시는 이러한 작가의 시선을 전달하거나, 메시지를 잘 전하고 있진 못하고 있는 듯하다.

전시 공간 별 섹션에 대한 설명과 작품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이뤄져 있지만, 그 언어들을 하나의 완결된 언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존재한다. 또한, 올림피아 특유의 화려한 색감, 일러스트 작품의 활용도를 극적으로 사용한 아트 상품들이 돋보이는 점도 전시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의문케 했

▲Illustration on working women, 2013 ⓒ서울문화투데이

올림피아는 장르의 제한 없이 다양한 시도를 펼쳐나가며,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아티스트였다. 동시에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존재로 예술가로서의 시선과 고민을 작품 안에 담아내는 지점들이 보였다. 하지만, 이번 전시가 그 시선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기획으로 꾸려졌는지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전시관련 자세한 내용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www.sejongpac.or.kr)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이번 전시의 입장료는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 4천원, 어린이 1만 1천원이다. 티켓은 세종티켓, 인터파크, 29CM, 티몬, 위메프, 네이버예약에서 예매 가능하다.

글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자료 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원문출처 서울문화투데이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413)